❓N년차 실무자들에게 쌓인 전문성은 무엇일까요?
청년 실무자들은 비영리와 사회적경제 현장에서 일하면서 전문성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대부분 전문성이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나에게 쌓인 전문성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어떤 일을 잘 해낼 수 있는지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불명확한 정의와 실체의 흐릿함으로 영역에서 오래 일했지만 전문성이 쌓이고 있다고 느끼기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었어요. 언어로 표현키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에게 쌓였다고 생각되는 전문성에는 ▲민과 관 등 다양한 주체를 연결하는 힘 ▲민과 관사이 프로세스 이해 능력 ▲투명성 및 합리성을 고려한 예산사용 방식 ▲새로운 사회현안 및 의제를 파악 후 사업을 기획하고 수행하는 능력 등을 꼽았습니다.
❓전문성, 쌓이지 않는게 아니라 정의 자체가 부족해
담화에 참여한 왜요러들 외에도 '나의 전문성'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청년들이 많아요. 비영리와 사회적경제분야는 전문성이 없고 아무나 와서 해도 되는 일일까요? 아니오! 굴지의 기업 S사에서 분야를 옮겨 온 사람이 있다고 해봅시다. 이사람이 하루아침에 우리 분야에서 '일잘하는 사람'으로 평가받을 순 없어요. 분명 우리 분야의 방식과 방법이 있고 전문성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의 전문성이 무엇이고 세분화된 역량은 무엇이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잘 발휘될 수 있는지 등을 논의하는 자리와 시간이 없었어요. 또 은연중에 영리에서 평가하는 전문성을 가져와 분야의 구성원들을 평가하고 있어요. 그렇게 되면, 항상 영리보단 부족한 사람이 되고 좌절할 수 밖에 없어요. 여의도에서 일하는 금융전문가보다 금융을 더 잘 알 수 있을까요? 매일 프로그램을 돌리는 개발자보다 개발을 더 잘할 수 있을까요? 전문성이 무엇인지 더 고민해야합니다. 비영리와 사회적경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은 영리와 의 경쟁 속에 있지 않아요. 우리만의 방식을 활용한 전문성의 정의가 필요합니다.
❓'현장의 전문성' 가장 중요하지만 도외시하는 경향 커
전문성에 대한 정의와 논의가 부족한 것 외에도, 조직과 일의 프로세스에서도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전문성을 도외시하고 있었습니다. 몇몇 청년들은 분야에서 계속 일하고 싶지만, 현장에서의 경험은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영리에서 경험을 쌓으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기도 했습니다. 튼튼은 "영리기업에서 온 동료들의 대부분은 수평적 조직문화에 익숙하고, 책임감도 있고 동기나 목표가 분명해 일하기도 좋았고 존경할 만한 사람들이 많았다"며 "그러나 영리기업에서 온 사람들이 진짜 전문가라는 고정적인 인식은 분명이 있고 능력이나 역량보다 영리기업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무조건적으로 선망받는 분위기는 불편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조직의 중장기 계획, 정책설계 등의 중차대한 일이나 대외적인 논의들에 현장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대학교의 교수나 연구소의 연구원 등 내부가 아닌 외부의 사람의 전문성을 인정하며 이들에게 의견을 묻습니다. 지니는 "내 전문성을 의심하는 것은 스스로가 아니라 조직"이라며 "조직이 전문성의 기준을 학계로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문가로 불리는 외부의 사람들은 현장과 동 떨어진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너무 오랜 시간 동안 같은 말을 반복해서 한다"며 "왜 우리조직의 방향이 대학에서 나오고 현장에서 나오지 않는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누구나 하는 일'이 아니라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 되려는 고민필요
비영리와 사회적경제의 일은 겉으로 보기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처럼 보여도 섬세한 네트워킹과 조직들의 관계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기도 하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도 합니다. 청년들은 전문성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에 대한 발화가 이뤄지기 힘듭니다. 지금 일의 방식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킹과 분야에 대한 공부와 고민이 필요해요. 하지만 대부분의 조직은 눈앞의 일을 처리하기 급급하고 영리의 방식에만 귀를 기울입니다. 생협에서 새벽배송이 논의되고, 대안금융에서 성과를 고민하고 더많은 사람들에게 돈을 대출해주는 것을 고민하는 이상한 논의들이 이어집니다. 조직은 분야의 일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의제를 조직원들에게 제시하지 않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조직에서 일하는 청년들은 이 고민이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해 이런 고민은 쓸데 없는 것이 되고, 진지하게 논의되거나 발전될 기회까지 사라지고 있습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로 정의되버리는 비영리와 사회적경제의 일은 세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청년들이 전문성을 쌓기 위해 필요한 것
비영리와 사회적경제에는 실무자들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정보와 교육, 콘텐츠가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은 영리의 콘텐츠에 기댈 수 밖에 없어요.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더 많은 콘텐츠와 교육이 필요합니다.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 교육팀이 담당자들에게 필요한 커리큘럼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영역에서는 이런 고민들을 개인 차원에서 풀어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개인이 즐거울 때는 나서서 고민하고 배울 수 있지만 개인이 흥미를 잃고 지치는 번아웃이 오게 되면 그대로 멈춰지고 성장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조직이 다양한 학습의 기회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해요.
또 청년 활동가들의 활동이 커리어로 공유되는 활동이 지속적으로 일어나야 합니다. 좁디 좁은 비영리와 사회적경제 판이지만, 어떤 조직에서 무슨 사업을 하는지 그것이 왜 좋은 사례인지 알기는 어려워요. 청년 실무자들이 가진 노하우와 생각을 드러내고 스피커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자리가 마련돼야해요. 청년 개인들도 내가 잘 하는 것을 겸손으로 숨기기 보다 드러내고 공유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네트워킹 역량과 지식으로 무장한 활동가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며 빠르게 하지만 속도에만 집중하지 않으며 성장할 비영리와 사회적경제 생태계, 너무 멋지지 않을까요.